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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을 통해 미국 시민권을 자동 취득하는 것을 제한하는 이른바 ‘원정출산 금지’ 법안이 지난주 미국 연방하원에 제출돼 법안의 통과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법안은 신생아의 부모가 외국 국적자일 경우 신생아에게 그동안 규제 없이 주어지든 시민권 자동취득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분별없이 원정 출산을 하려고 몰려드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법안 제출이라고 한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엘튼 갈레글리 의원(공화당·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은 한국인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원정출산을 계획 중인 많은 한국인 임산부들에게는 법안통과 여부가 관심사다.
미국 현행법에는 불법체류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산모가 미국 내에서 아이를 출산하면 '속지주의'를 적용해 해당 신생아에게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원정출산에 대한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보수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속지주의 원칙을 폐지하자는 법안이 수차례 마련됐다.

물 론 그 때마다 헌법수정 등의 복잡한 문제 때문에 입법화 단계까지 이르지는 못했으나 이번에 또다시 관련 법안이 제출되면서 미국인들의 반(反)원정출산 기류를 읽을 수 있다. 이는 미국 무비자 시대가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표면적으로 나타난 부작용이다. 한동안 기러기 아빠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드니 이제 원정출산이 급류를 타고 있다.

사실 '원정출산'과 '기러기 아빠'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며 이제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물도 아니다. 실제로 원정출산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는 한국인 임산부는 한 해 평균 5000명에 이르고,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 수도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식을 줄 모르는 한국인들의 '미국행(行) 열풍'인 셈이다.

그러나 원정출산의 이면에는 자녀들에게 좋은 영어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을 넘어 병역 기피와 해외 이민을 위한 사전 교두보 마련이라는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원정출산으로 태어나는 신생아의 경우 남아의 비율이 여아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준다. 또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18세 이상의 성인이 된 뒤 부모를 이민 초청하면 부모들도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한국이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VWP-Visa Waiver Program) 대상국에 가입돼 단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다시 원정출산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원정출산 러시는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로스앤젤레스에는 최근 산후조리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며 '무비자 특수'를 맞고 있다. 원정출산을 위해 지난해 11월에만 미국을 찾은 한국인 임산부가 예년보다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 비자 입국 이전에는 임산부들의 경우 정식으로 관광 비자를 받았다 하더라도 원정출산에 대한 의심 때문에 체류기간이 30일로 제한되는 등 공항에서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거쳐야 했다. 비자 면제프로그램이 시행되면서 전자여권 소지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90일 체류'가 보장되면서 최대 2~3개월이 소요되는 원정출산에 '안성마춤'이 됐다.

하지만 원정출산을 위해 미국을 찾은 임산부들이 입국 목적을 '관광'으로 속이는 것 자체가 불법인 만큼 적발될 경우 공항에서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VWP에 가입됐지만 원정출산과 불법체류, 해외 성매매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수년 후 VWP 가입국 지위가 정지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됐던 비자 면제프로그램이 원정출산의 편법으로 활용될 경우 한국인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국제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정출산을 위해 3개월 정도 미국에서 체류할 때 드는 비용은 우리 돈으로 최소 5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미국 시민권 한 장 가격이 5000만원인 셈이다. 아무튼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의료진으로 말하면 우리의 기술은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 일부의 외국인들은 고급수준의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일부러 찾아오는 정도인데 애를 낳기 위해 미국까지 원정을 간다는 것은 유사시 자기들만 살겠다는 얄팍한 기만술이다. 당국은 신속히 근절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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